이승기의 MC 도전에 대해, 그것도 강호동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우려
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굳이 MC 분야까지 도전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지요.
다방면에 얼굴을 내밀다가 이미지 소모만 되고 별 소득이 없을 것인데, 괜히 강호동
의 이미지 변신에 활용되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일리가 있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승기의 나이 이제 겨우 22살이라는 점, 이승기가 앞으로 가수 보다는 연기
자로서 더 오래 활동할 것이기에 다방면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상대인 강
호동이 현재 MC계의 투톱을 형성하는 탑클래스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승기에게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사실 초보 MC인 이승기의 입장에서 보면 강호동과 함께 더블 MC를 봄으로써 단박
에 MC로서의 급을 몇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니 밑질 것 없는 장사인 셈
입니다.
반면에 강호동은 이승기의 인기까지 업고도 <강심장>이 저조한 결과가 되면 입장이
난처해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강심장>이 이승기에게는 가능성에 대한 실험에 불과하지만, 강호동에게
는 <야심만만>까지 접고 요일까지 바꾸며 시도한 모험이기에 큰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강심장] 강호동, 이승기를 살리면 산다>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승기를 살릴 수 있을까요?
거기에 대한 해답은 유재석에게 있습니다.
<공포의 쿵쿵따>에서, 그리고 <X맨>에서 강호동과 환상의 콤비를 이루었던 유재석
이야말로 이승기가 반드시 벤치마킹해야할 대상입니다.
<공포의 쿵쿵따>와 <X맨>에서의 유재석을 보면 끊임없이 강호동에게 덤빕니다.
힘으로 아무리 누르고 윽박지르며 괴롭혀도 유재석은 절대로 움츠러들지 않았습니
다.
그리고 항상 강호동 보다는 게스트 편을 듭니다.
<X맨>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심히 보면 그런 유재석을 대하는 강호동의 태도가 상당
히 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유재석의 말공격에 배를 잡고 구르며 리액션을 취해주게 되는데, 그것이 오
히려 역으로 강호동을 최고의 MC로 우뚝 서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저는 봅니다.
<[1박 2일] 악역 강호동이 당할 때의 카타리시스> 편에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강호
동이 당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강심장>에서도 강호동이 이승기에게 많이 당하면 당할수록 시청률은 더
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은근히 보면 이승기가 강호동을 공격하는 멘트들을 잘 합니다.
G드래곤에게 <강심장>에 왜 참여하게 되었냐고 강호동이 묻자 G드래곤이 <강호동
이 믿음이 가서>라고 합니다.
그때 이승기 왈, <독특한 케이스인데요?>
또 MC데뷔 소감을 묻자 강호동을 보면서 <여러가지 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배운다>
고 했고, 자기 닮은 딸 낳을 까봐 걱정한다는 타블로에게 강호동이 <저만 했겠습니
까?>라고 하자 곧바로 <다행히 아드님이세요.>라는 재치있는 메트를 날립니다.
그 바로 직전에는 윤아의 이야기에 <추임새 좀 그만 넣으세요.>라고 하자 <아이, 제
가 선택했으니까....>라며 받아쳤구요.
이것이 사전에 입을 맞춘 컨셉이었다면 앞으로 충분히 <강심장>은 롱런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컨셉이 아니었다면 앞으로 그렇게 두 사람이 아웅다웅하는 모습 속에서 강호동이 약
간 밀린다는 느낌이 가도록 설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승기도 순발력이 그리 없진 않으니까요.
아무리 시청률 70%의 사나이라고 불리는 이승기가 함께 MC를 본다고 해도 <강심
장>은 강호동의 프로그램입니다.
잘되면 두 사람 모두에게 공이 돌아가겠지만, 잘못되면 그 책임의 대부분은 강호동
이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므로 강호동과 함께 MC를 맡았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인 유재석을 가능한 많
이 이승기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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