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나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토크쇼가 참 많습니다.
예능이라는 장르가 연예인들의 입담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최근에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게 된 것도 어찌보면 그동안의 천편일률적
인 토크 형식에 대한 반발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에 관한 토크쇼가 많아지자 여러가지 문제점
들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했던 얘기를 방송사마다 돌면서 또 하는 것, 그리고 여러 명의 게
스트가 나왔을 때 정신없이 중구난방으로 이 얘기 저 얘기 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드라마나 영화, 앨범을 홍보하기 위해 나온 사람, 그동안 묻혀지내다가 이
번 기회에 떠보겠다고 잔뜩 벼르고 나온 사람, 나오기는 나왔는데 왜 나왔는지 모
르게 도통 말을 풀지 못하는 사람, 자기 딴엔 재미있게 해보겠다고 계속 치고 나오
는데 분위기를 싸~하게 하는 사람, MC의 질문에 계속 동문서답하는 사람, MC의
질문보다 더 짧은 단답형 대답만 하는 사람, 하여간 온갖 사람들이 다 나옵니다.
그러니 출연자에 따라 프로그램의 재미가 좌우되는 것입니다.
또 MC 입장에서는 게스트들로부터 무언가 재미있을 만한 이야기를 이끌어내야 한
다는 부담감에 늘 시달립니다.
그러다보니 <야심만만 2>에서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에서 했던 방식으로 게스트
들을 압박했고, 그런 모습이 편안한 시청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의 질문을 대신 질문한다는 컨셉도 그런 단점을 보완하려고 도입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지만, 그 중간중간 자꾸 게스트를 짓궂게 공격해 억지대답을 유도
하는 모습을 보여 <무릎팍 도사> 이미지와 겹치는 악수를 스스로 두고 만 것입니
다.
좋은 게스트는 스스로 알아서 분위기에 맞는 토크를 척척 해주는 게스트입니다.
그런데 그게 말이 쉽지 어려운 일입니다.
또 함께 나온 다른 출연자들과 평소에 친하면 그래도 좀 나을텐데 서로 잘 모르고
성향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면 공통 화제가 없으니 별로 할 말도 생각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게스트들의 공통점들을 찾아내 하나로 묶어 섭외하는 <놀러와>의 각종
특집은 정말 영리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9월 21일 방송은 <다산스타 스페셜>이었습니다.
9월 14일은 <오누이 스페셜>, 9월 7일은 <가요계 대표 콤비 스페셜>이었죠.
이렇게 같은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경험을 한 연예인들을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서 섭외를 하니 평소에 서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와도 이야기를 풀어나가
는데 어색하지가 않고, 이미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리액션도
아주 활발하면서 자연스럽습니다.
이렇게 되자 당장 유재석이 큰 덕을 봅니다.
4개 프로그램의 MC인데다 워낙 그 프로그램들이 인기가 높다보니 공중파, 케이블
가릴 것 없이 재방송이 계속 틀어져 이미지 소모가 심한데, <놀러와>에서는 그다지
유재석이 두드러질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안방마님 김원희의 존재감이 만만찮고, 노홍철, 은지원, 이하늘, 길로 이루어진 튀는
캐릭터들이 둘러싸고 있는데다, 게스트들마저 서로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니
환상적인 구도가 된 것입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마음 푸근하게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풀기 위해 억지로 진행할 필요가 없으니 보는 입장에서도 편합니다.
편안한 진행과 편안한 방송 포멧, 그리고 편안한 토크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었기에
<놀러와>는 앞으로도 계속 롱런하면서 장수프로그램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입니
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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