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보고 수다떨기

패밀리가 떴다, 아침(?) 먹고 헤어지는 이상한 결말

ㅌntertainer 2009. 9. 28. 16:29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볼만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있는 것이 좋습니다.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대로, <1박 2일>은 <1박 2일>대로, 또 <패밀리가 떴다>나

<남자의 자격>, <천하무적 야구단>들 역시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서 좋습니다.

그러니 단순비교로 우열을 가리면서 어느 쪽이 더 낫다고 쉽사리 말하는 것은 좀 곤

란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비평조차 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프로그램 자체 만을 놓고 장단점을 분석해야지,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서 그렇게 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블로거로서 프로그램 리뷰나 비평을 할 때도 마찬가지겠지요.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는 경치 좋은 곳을 무대로 하룻밤 자고 오는 컨셉이

비슷해서 종종 비교가 됩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1박 2일>이 선이 굵은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프로그램

이라면, <패밀리가 떴다>는 아기자기한 면이 편한 느낌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언론에서 자꾸 일요예능 최강자 운운하면서, <패밀리가 떴다>의 왕좌를 최

근에 <1박 2일>이 뺏은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1박 2일>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미 오래 전부터 <1박 2일>이 일요예능 최강자였습니다.

<남자의 자격>의 상승세로 그것이 이제야 드러나는 것일 뿐이지요.

 

 

그러므로 <패밀리가 떴다>는 그런 허울뿐인 순위에 연연할 필요가 없이 어떻게 하

면 <1박 2일>과 차별화된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

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하는 것도 <X맨이냐?> 혹은 <세트장에서 해도 되는 걸 왜 그 먼

데까지 가서 하느냐?>라는 비판이 있지만, 어차피 게임은 프로그램의 한 일부일뿐

이고, 그래야 김종국이나 김수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니 소신껏 해나가면

된다고 봅니다.

 

또매회 바뀌는 게스트를 중심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는 방식도 충분히 차별화를

이루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으니 그냥 계속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유재석, 이효리에게 집중되는 방송분량에 대해서는 분명히 조절이 필요한

것 같고,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틀째 방송의 허무한 결말입니다.

아침 식사 준비가 너무 기니까 사실상 점심을 먹거나 심지어는 오후에 먹는 경우

가 대부분입니다.

거기다 그 다음 장면이 바로 여행갔다 돌아오시는 어르신들을 맞이하는 것이니 보

다보면 좀 멍한 느낌입니다.

 

사실 알고보면 요즘 새벽일이라는 것이 생겨서 초반에 없던 고생을 하는 것도 사실

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침(?) 식사 이후에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끝나니까, 열심히 한 티가

나지를 않고, 그러기는 커녕 앞에 한 노력들이 빛이 바래져 버립니다.

다음날 아무 것도 안하고 마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조삼모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나,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나 똑같은 갯수이지만 한쪽은 욕

을 먹고, 한쪽은 칭찬을 듣습니다.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침먹기 전에 열심히 방송하는 것보다 아침먹고 열심히 방송하는 것이 훨씬 더

청자들의 눈에 긍정적으로 비쳐질 것입니다.

지금 <패밀리가 떴다>에는 그런 시청자들의 심리를 읽어낼 줄 아는 세심함이 그

느때보다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