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악역이 인기를 끌 때가 많습니다.
특히 악역이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인 캐릭터일 때 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한창 대박 행진 중인 <선덕여왕>의 고현정(미실 역)이 그렇고 얼마 전에 종
영된 <찬란한 유산>의 김미숙(백성희 역)이 그랬습니다.
악역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배우가 악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니 시청자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습니다.
그런 고현정과 김미숙처럼 외모가 악역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첫눈에
딱 악역같이 생긴 외모도 있습니다.
강호동도 그런 외모에 속하죠.
거기다 힘으로 동생들을 괴롭히거나 게임에서 졌을 때 막무가내로 우기는 등 밉
상 짓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니 많은 분들이 강호동 너무하다는 의견을 많이 표시합니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도 그런 이미지에 한 몫을 하고, 큰 덩치에 파이팅하는 모습
도 어떤 때는 부담스럽게 오버하는 것으로 비쳐집니다.
만약 다른 멤버들이 그런 강호동에게 주눅이 들어있다는 느낌이 화면을 통해 비
쳐진다면 아마 지금처럼 <1박 2일>이 큰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강호동에게 절대로 기가 죽지 않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초딩 은지
원>입니다.
기가 죽기는 커녕 끊임없이 강호동을 골탕 먹입니다.
MC 몽도 그렇습니다.
제일 많이 구박당하면서도 계속 치고 나옵니다.
그러자 강호동 첫인상이 무서웠다는 이승기도 편하게 강호동을 대하게 되고, 이
수근도 은근히 강호동 골탕 먹이기에 참여합니다.
9월 13일의 방송에서도 강호동은 많이 당하지요.
강호동과 함께 방송하면서 강호동의 힘에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던 이가 예전
에도 있었는데, 그가 바로 유재석입니다.
2001년에 시작해 2005년 5월 23일에 막을 내린 KBS의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
워 - MC 대격돌>의 한 코너였던 <공포의 쿵쿵따> 1기에서, 유재석은 온갖 강호
동의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었습니다.
그때 함께 방송했던 이휘재와 김한석은 늘 강호동 편에서 유재석을 같이 괴롭히
곤 했죠.
또 SBS의 <일요일이 좋다 - X맨>에서는 메인 MC로서 강호동의 오버를 적절하게
커버해주면서 두 콤비의 전성시대를 열었었습니다.
악역은 당해야 맛입니다.
악역이 당할 때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악역이 승승장구할수록 추락의 폭도 커지고 그만큼 카타르시스도 커지는데, 드라
마나 영화는 그런 악역의 추락과 함께 보통 막을 내리지만 예능은 그렇지가 않습니
다.
그래서 예능 속의 악역은 골탕을 먹을수록 시청자들과 친근해 집니다.
그런 면에서 강호동에게 유재석이나 은지원, MC 몽은 보배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
습니다.
그런 어우러짐 속에서 밉지 않은 악역으로, 부담스럽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존
재감으로 강호동은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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