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1박 2일] 일은 벌려야 제맛

ㅌntertainer 2009. 9. 28. 11:04

 

<1박 2일>의 매력 중의 하나는 출연진의 순간 순간의 아이디어를 제작진이 밀어준

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차 타고 이동하다가 옆으로 새는 것은 이제 일상 다반사입니다.

<무한도전>이 제작진의 의도를 모른채 출연진들이 끌려가는 양상이라면, <1박 2일>

은 그와 반대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출연진들의 뒤를 제작진이 뒤따르는 모습을 많

이 보여줍니다.

 

 

이번 <1박 2일 - 전남 영암> 편은 그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9월 20일의 1편에서 출연자들은 월출산 선착순을 계획했던 제작진의 의도를 보

기좋게 뭉개고 복불복으로 3명만 등반하기로 합니다.

서로 먼저 가려고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제작진으로서는 허탈했겠지만, 그

냥 출연자들의 의견에 따랐습니다.

그랬더니 엉뚱하게 기대하지 않았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짐으로써 의도하지

않았던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9월 27일의 2탄은 설마했던 엄청난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휴식이라는 아이템으로 왔지만 제작진으로서는 그래도 뭔가 출연자들이 게임을 해서

방송분량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자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 6명은 한발 더 나가 아예 예정된 편안한 잠자리를 내

놓고 70명의 스탭진에게 한판 승부를 걸어옵니다.

지난 5월 31일에 방송된 <전남 나주> 2편에 이은 리턴 매치가 성사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70여명의 스태프의 전원 야외취침이라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옵니

다.

 

 

그렇게 해서 마당에 70여명이 누울 수 있는 천막촌이 생겨나고 다들 기꺼이 비오는 날

마당에서의 하룻밤을 받아들입니다.

어떻게 해서 저럴 수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결국 강호동과 나영석 PD가 그만큼

호흡이 잘 맞기 때문이라는 결론입니다.

 

출연자들 못지않게 엉뚱하 면이 있으면서 동시에 그들을 믿어주는 나영석 PD이기에

가능했다는 것이죠.

또 모든 스태프들이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자들의 고생에 대해 마음 깊이 공감을 하고

있었기에 하룻밤 고생을 기꺼이 감수해준 것일테구요.

 

<1박 2일>의 리얼리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출연자들이 순간순간 제작진의 의도와

다르게 행동하면서 일을 크게 벌려도, 제작진이 그것을 인정해주고 최선을 다해 뒷받

침 해주기에 나오는 것입니다.

예상치 않은 전개와 의외의 결말, 그것이 리얼 버라이어티에게 원하는 시청자들의

람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