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보고 수다떨기

남자의 자격, 라인업의 업그레이드 부활

ㅌntertainer 2009. 9. 14. 02:28

 

2007년 9월 22일 토요일에 첫방송되었다가 2008년 5월 3일 종영된 <이경규, 김

용만의 라인업>이라는 비운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첫 방송에서 <무한도전>을 3년 안에 따라잡겠다는 <무한도전>을 선포했지만,

3년은 고사하고 1년도 채우지 못한 7개월 11일만에 폐지되고 말았습니다.

그 <라인업>이 시즌 2를 KBS에서 시작했으니 바로 <이경규, 김국진의 라인업>

이라 할 수 있는 <남자의 자격>입니다.

 

보도국 기자, 영화 감독, 힙합맨 등등에 도전했던 <라인업>은 방송국과 이름을

바꿔 <남자의 자격>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온갖 도전에 나섭니다.

<불후의 명곡> 후속으로 나선 <남자의 자격>은 초반에는 다시 <라인업>의 악

몽을 떠올릴 만큼 시청률이 저조해서 <1박 2일>의 시청률을 깎아먹는다는 비

판을 받았지만, 최근 두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치열한 일요일 예능전쟁

서 나름 선전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문득 유재석의 고집스러운 도전이 떠오릅니다.

KBS의 첫 주말 프로그램 MC를 맡은 <한국이 보인다>에서 남희석 후임으로

이휘재와 함께 진행할 때 <유재석과 떨거지들>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도전은,

KBS의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천하제일 외인구단>으로, SBS의 <SBS

일요일이 좋다>의 <태극기 휘날리며>, <유재석과 감개무량>으로 간신히 명맥

을 유지하다가 드디어 MBC의 <무한도전>으로 마침내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됩

니다.

이경규 역시 SBS <라인업>의 한을 KBS <남자의 자격>에서 풀게 된 것 같습니

다.

 

         

 

그렇다면 <라인업>과 <남자의 자격>이 왜 이렇게 다른 결과를 가지게 되었을까

요?

여러가지 있겠지만 역시 출연진 구성의 차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이경규, 김용만, 김구라, 신정환, 윤정수, 이윤석, 김경민, 붐의 <라인업>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의 <남자의 자격>

어떻습니까?

이름만 쭉 봐도 대충 감이 오지 않습니까?

<라인업>의 출연진은 전부 예능인들로만 구성이 되어 왠만큼 웃기지 않으면 시

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은 다양한 성향이면서 의외의 인물들인 김태원, 김성민,

이정이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예상밖의 모습을 보여주어 관심을 붙잡는데 성

공합니다.

 

그 외에도 자막의 차이, 동 시간대의 타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주지 않고 오히려

비슷한 멤버구성에 비슷한 포멧으로 정면승부를 해 비교를 자초한 것, 방송사의

뚝심차이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차이점을 들어본다면 이경규의 태도 변화도 있습니다.

<날방송>의 원조 이경규가 <남자의 자격>에서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요즘 보이

있습니다.

뛰지도 않던 이경규가 하늘을 날았으니, 말 다한 것이겠지요.^^

 

어제 9월 13일에 방송된 <남자의 자격>은 멤버들의 신입사원 도전기였습니다.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각종 직업들을 체험해본 것이지요.

비슷한 내용을 <라인업> 역시 2008년 1월 12일에 방송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옥광산 광부, 경복궁 미화원, 튀김장사, 과천 경마공원 마필 관리사를 체

험했었고, 어제는 여행사 직원, 패션잡지 에디터, KBS PD, 증권맨, 라면회사 직

원이 되어보았습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엿보는 즐거움과 함께 마지막

<라인업> 방송 때 눈물을 흘리던 김경민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더군요.

<라인업>은 부활했지만 그 멤버들 모두는 부활하지 못한 현실을 보면서 다시

한번 <라인>의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하면 너무 오버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