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무한도전, 무한이기주의를 승화시키다.

ㅌntertainer 2009. 9. 12. 02:38

 

<무한도전> 멤버들이 늘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무한이기주의>입니다.

그닥 좋은 느낌을 주는 단어는 아니지만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 주어진 미션

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 그런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요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는 다 그렇습니다.

<1박 2일>의 단골 멘트인 <나만 아니면 돼>도 그렇지요.

 

어찌보면 비겁해 보이고 얍삽해보이기도 하는 것이 <무한이기주의>의 모습입니

다.

그러니 그런 모습을 자주 보이곤 했던 박명수나 노홍철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늘

상 당하는 멤버들은 어리숙해보이면서도 착한 것으로 인식됩니다.

종종 박명수와 노홍철이 실제로도 그런 것이 아니나며 질책을 받는 이유입니다.

그런 <무한이기주의>를 <무한도전>은 놀라운 모습으로 승화시키는데 그것이 바

<나 잡아봐라>편과 같은 <추추 버라이어티>(추적 & 추리)입니다.

(<추추>는 <무한도전, 새로운 장르 실험>에서 제가 창안한 용어입니다.)

 

 

몇 사람을 속이면 그저 사기꾼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요즘 한창 인기가 있는 <선덕여왕>을 보면 온갖 <무한이기주의>속에서 음모와 모

이 판을 치는데, 나라를 놓고 다투는 큰 규모이기에 그것을 대단하게 생각합니

다.

음모와 모략에서 승리하는 자는 역사 속에서의 승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에서 초코파이나 바나나를 먹기 위한 정도의 규모에서는 그렇게 유치하게 비

치던 것이, 프로그램 전체를 관통하는 미션으로 범위가 확산되자 <무한이기주의>

가 가장 심하게 여겨졌던 멤버가 오히려 부상을 합니다.

단순한 사기가 아니라 진정한 머리싸움으로 뒤바뀐 것입니다.

 

그렇게 되자 노홍철이 진가를 발휘하게 되고, 아무 것도 믿지 않는 박명수가 현명

한 것이 됩니다.

그리고 쉽게 상대방을 믿은 정준하와 전진은 사람이 좋다는 평이 아니라 어리석

다는 평을 받게 됩니다.

완전히 전세가 역전이 된 것입니다.

 

이제 <무한도전>은 출연자들에게 한층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꾸만 생각해야 할 범위를 넓히는 것입니다.

그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주어진 미션만 하고 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스스로 생

각하고 스스로 뛰어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판을 <리얼 버라이어티> 체제로 완전히 뒤바꾸었던 <무한

도전>이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실험하고 있는 모습이 그

저 놀라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