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든 그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인기가 많아 경쟁률이 치열한 분야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공무원만 봐도 그렇습니다.
예전에 경기가 좋았던 시절, 대학 졸업 때 이곳저곳에서 오라는 회사가 많았던 시절
에는 별로 인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얼마나 치열한지 대학교 광고에 <공무원 사관학교>라는 문구까지 들
어가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연예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딴따라들이라고 자녀들이 하고 싶어해도 부모들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
서 말리던 분야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강남 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을 잘 꾸며서 방송국 앞을 왔다갔다한다
는 소문까지 날 정도로 인기직종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연예계라는 것이 일정한 시험을 거치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개성에 따라 얼
마든지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이 있는지라, 누구든 도전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
다보니 엄청난 수의 기획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사라졌다하면서 대량으로 연
예계 지망생들을 경쟁의 물결 속으로 집어넣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악덕 기획사를 만나 인생을 망친 이야기들도 들려오고, 온갖 고생만 겪고
결국 무명으로 쓸쓸하게 돌아선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며, 한때 잘나갔지만 어느새 관
심 밖으로 밀려나서 상실감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등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
리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케이블 방송의 등장과 지방 방송의 활성화로 어느 정도 활동 반경들이 늘어
나서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시청률로 먹고 사는 방송국 입장에서는 인기 순으로 섭
외를 할 수밖에 없다보니 소수의 인기 연예인의 겹치기 출연이 불가피한데다, 워낙
해마다 유입되는 신인들의 숫자가 많다보니 그 마저도 이제 포화상태입니다.
이런 전쟁같은 상황속에서 공중파에 존재감을 알린다는 것은 극소수의 행운아들이
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형기획사를 통해 데뷔할 수 있는 신인들은 말 그대로 봉잡은 것입니다.
가만히 보면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그룹들은 단순히 가수가 아닙니다.
노래 뿐만 아니라 춤이며 연기, 워킹에서 표정관리까지 수년간 트레이닝을 거친 예
비 종합 예능인이라고 할 만합니다.
대형 기획사 출신 팀들의 성장 패턴을 보면, 일단 아이돌 그룹으로 몇 년 활동하면서
인지도를 얻고 그 인지도를 바탕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가는 형태가 되
고 있습니다.
계속 가수로 남기도 하지만, 예능이나 연기 쪽으로 전향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에 요즘은 미성년자들이 부모의 지원을 받으며 엄청난 숫자가 몰
려들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오디션을 보고 트레이닝을 시작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고, 데뷔
나이도 점점 낮아져서 이제 아이돌 그룹에 중학생이 끼는 것도 예사입니다.
예전에는 사회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은 아버지들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선 지금은 일부 상류층을 제외하고, 온 가족이 사회 속에서 생
존경쟁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부부 맞벌이는 일상이 되었고, 투잡족, 스리잡족 역시 빠르게 확산일로가 되는 이 때,
맨손으로 신분상승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연예계라는 인식이 청소년들과 부모들에
게 자리잡은 것입니다.
이거 자꾸 쓰다보니 <강심장> 리뷰가 아니라 사회현상 분석 리포트처럼 되버렸네요.
1집의 실패와 멤버 탈퇴 속에서 <카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한승연의 경험담과
눈물이 각박한 현실을 헤쳐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서 이렇게
글이 장황하게 되버렸네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아무튼 결론을 내리자면, 그래도 한승연의 눈물은 선택받은 자의 회상의 눈물입니다.
그렇게 현재의 고생을 과거의 아름다운 회상으로 만들기 위해,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
는 내일을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이겨내는 피눈물이 훨씬 많겠지요.
그런 우리 모두에게 화이팅을 한번 외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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