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전문적인 면들이 있습니
다.
일견 쉬워보이고 단순해보이는 일이라 하더라고 막상 그 일을 직접 해보려고 하면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것, 특히 요리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의 음식을 만드는 것은 정말 그
렇습니다.
11월 7일의 <무한도전>은 식객특집이라는 이름으로 여섯 멤버들이 요리에 도전하
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초반에는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먹고 싶다고 밝힌 음식을 만들라는 제작진의 주문
에 따라 무작정 조리대 앞에 섭니다.
하지만 곧 엉망이 됩니다.
늘 가까이 있으면 평소에 그것이 소중한 줄 잘 모르기 마련입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는 매일 대해야하는 것이 음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비교하고 평가하는 데에는 굉장히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반찬투정을 하는 것입니다.
또 늘 대하는 것이다보니 가볍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음식을 남기고, 음식으로 장난을 치는 것이 그런 이유입니다.
구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지난 주까지 3주간에 걸친 <벼농사 특집>에서, 실제로 농사를 경험하고 난 후에 멤
버들이 한 얘기가 "이제 밥을 남기면 안되겠다" 는 것이었습니다.
<식객특집>에서도 초반에는 음식 귀한 줄 모르고 좋은 식재료를 마구잡이로 다루
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요리에 문외한인 그들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요리 전문가를 만나고 <식객>의 작가 허영만 선생을 만나서 실제로 요리
의 세계로 발을 담그면서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그렇게, 알면 달라집니다.
<그까이꺼 뭐 대충>이라는 것은 잘 모르니까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 그렇게 대충해서 제대로 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겨우 라면 정도나 끓일 줄 알면서 이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데에는
일류 평론가 뺨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것을 착각, 혹은 교만이라고 하겠지요.
<식객특집>을 보면서 음식을 하는 사람들, 특히 매일같이 온갖 솜씨를 다 내어 음
식을 장만하는 내 가까이 있는 어머니와 아내에 대한 감사를 생각할 수있다면, 충
분히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참,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허영만 화백을 보게 되어 아주 반가웠는데,
허화백의 서재를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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